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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Daily life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드는 생각

by 그라치 2020. 10. 3.

 

포스트 코로나 시대 2020. 요새 많은 문화적 컨텐츠들은 과거를 다룬다.

추석특집으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방송들은 죄다 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중반 옛것이다.

혹은 그 이전에 유행했던 트로트 라던지 '레트로' 혹은 '뉴트로'의 음악들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은 현재가 아닌 과거를 향유하고자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그 속에서 살고자 하는 것 같다. 

예전에 향유했던 것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문명특급의 숨듣명 코너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누군가와 열의를 다해서 좋아했던 그때 그시절 문화를 같이 나누는 것은 기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추석 연휴 문득 과거에 잠겨있는 것을 경계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다. 

 

옛것을 재해석 하는 일은 재미있다. 내가 모르는 시절의 것은 새롭고 재미있다.

하지만 코로나 탓일까.

주변을 관찰했을 때, 요즘 특히 더 심해진 느낌이며 관련한 방송이 갑자기 쏟아져서 그런 것일까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새로운 것보다 계속 보던 것들에 잠식되는 느낌이며 새로운 생각이나 느낌 감성을 찾기 어렵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 못해서 집에서 더 추억에 잠기는 것일까

버틸 수 있는 무형의 것들이 필요해서 그러한 과거의 기억을 일부러 꺼내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특성일까.

코로나가 계속 되어서, 백신이 나오지 않아서 혹시라도 이 시기가 계속 된다면....

그러다가 꺼내서 향유할 수 있는 추억거리가 다 떨어진다면 인간은 어떤 식으로 대처할까?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 해외로의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과거로 그리고 내 안으로 파고드는 것보다는 바깥세상이 궁금하고 더 알고 싶다. 

아직 모르는 음식과 언어와 문화, 인간과 의학 그리고 기술을 사는 동안 공부하면서 살고 싶다.

공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내가 봐왔던 것, 내가 이미 알던 것을 다시 보는 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겠다만, 요새 지나친 것 같아서 지루하기도 하고 재미가 없다.

고인 물은 썩는다. 정체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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